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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후

쏜애플 앨범 분석 : 암실

쏜애플 정규 2집 '이상기후'

암실

작곡 : 윤성현 / 작사 : 윤성현


제목 암실 (Darkroom)


가제는 '암실의 넓이' 원래 영어 가사 가이드였다. 나름 직관적인 제목으로, '낯선 열대'에서 삶의 고통을 느낀 화자는 다시 자신의 세계인 어두운 방 '암실'에 머물게 된다.

 

 

가사 해석


일기예보는 믿기 어려움 그대는 알지 못할 나의 종교는

잠겨진 상자 속의 두려움 눈 뒤의 눈을 감고 모른 척하네

지금까지 화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계를 이상기후라는 날씨로 표현했듯이 자신의 상황과 마음을 날씨로 표현하고 있다.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알 수 없는 마음을 일기예보에, 소통에 대한 갈망을 종교에 비유했고, — '낯선 열대'에서 '너와 나의 적도에서 신을 찾았네'와 연관된다.  항상 갈망하지만 두려움 때문에 소통을 피하는 화자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가본 적 없는 곳의 그리움 아무도 찾지 않는 나의 나라는

아홉 걸음 반 잠긴 어두움 아무래도 손님은 오질 않았네

어떠한 이상을 그리워하고 있는 화자의 세계를 이해해 주는 사람은 나타나지 않았다. 아홉 걸음 반은 이 앨범 나왔을 당시 윤성현이 29살이었으므로, 혹은 그냥 어두움의 끝인 열(10)에 거의 다가섰다는 해석, 사실 그렇게 바깥세상과 멀지 않은 단지 아홉 걸음 반 정도 밖에 안되는 곳에 있다는 해석 전부 괜찮은 듯하다.

 

풀처럼 자라난 생각들은 기분 나쁜 꿈이 되고

깨어나 밤에게 말을 걸면 어느새 나의 방에

지금까지 자주 등장하던 꽃처럼 피어나지 않고, 두려운 생각이 마구잡이로 풀처럼 자라난다. 전의 트랙들에서 소통에 대한 강렬한 욕구가 있으면서도 가까워지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는 분열적인 성향이 쭉 드러났는데, 이런 분열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은 고립감, 무의미성, 사람들로부터 떨어져 있다는 느낌을 가진다. 백치, 피난, 살너밤, 낯선 열대를 겪고 느낀 좌절로 인해 '암실'이라는 자신의 방에 갇히며 타인과 단절되게 되는 것이다.

 

검은 물은 금세 차오르고 검은 물은 입속을 채우고

그렇게 '암실'에 갇히면 물이 계속해서 차오른다. '물'에 대한 해석은 고민을 많이 했는데 간단히 정의하기 어렵지만 자신을 발전하게 하는 어떤 요소임은 분명하지만 깊숙이 빠져버릴 수도 있는 위험한 존재 정도로 해석했다. 무지무지 깊으면 물이 검은색으로 보이기도 하는데, 그만큼 깊은 물에 침잠되며 '우울'을 느끼고 있다. 이러한 검은 물이 입속을 채우면서 결국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요소인 '입'을 막아버린 것일 수도 있겠다.

성현님이 좋아하는 기형도 시인의 '입속의 검은 잎'이라는 시에 연관성이 있을지도 모르는데, 그 시에서 '검은'은 '죽음' 비유한다.

 

늦지 않게 어두운 방에 배를 띄워요

늦지 않게 어두운 방에 배를 띄워요

분위기가 싹 바뀌는 간주를 통해 앞의 완전한 우울한 느낌과는 달라진다. 화자는 다시금 '생존'을 생각하고, 물에 잠겨가는 암실인 자신의 마음에 구원의 요소인 배를 띄워야 한다고 말한다.

 

물처럼 불어난 마음들은 입가의 멀미가 되고

오래전 멎어버린 바람을 목 놓아 기다리네

화자에게 멀미가 난다는 것을 보면 배를 타고 암실에서 빠져나올 준비를 하고 있는 듯하다. 이러한 우울한 감정들은 멀미처럼 계속해서 화자를 불안함에 흔들리게 하지만, 화자는 행복을 찾고자 삶으로 나아가려 한다.

 

언젠가 숨이 멎을 가려움 온점은 찍지 못해

소통에 대한 갈망이 멈추리라 기대하지만, 결국 온점인 완전한 충족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 또한 하며 끝.

 

 

편곡


일단 공연에서 정말 정말 안하는 곡이다. 성현님이 피아노를 연주하며 불렀던 공연도 있고, 유튜브 영상에 드럼 탐 리듬으로 흘러가는 편곡도 있고, 분명 최근에는 다른 편곡으로 하는데 단공 말고 안 해주니까 영상도 없고 아무것도 없음... 영상 내놔

 

 

개인적인 감상


암실은 확실히 라이브가 좋은 게 개인적으로 가장 친해지기 어려운 쏜애플 노래 중에 하나였는데 라이브 듣고 절친까지는 아니어도 바로 친구 먹음. 그리고 다음 암실 라이브에서 암실내놔무새가 됨.

 

물처럼 불어난 마음들은 입가의 멀미가 되고

1줄 요약 : 소통에 대한 두려움으로 우울에 갇힌 화자가 다시 생존을 생각